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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40년 만에 회사 떠나는 필룩스 노시청 회장
보유 지분 일부 매각…‘조명박물관 설립’ 등 많은 일화 남겨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16/04/20 [10:32]

▲ 'Light+Building 2016'에 참가한 필룩스의 전시 부스에서 올해 '디자인 플러스' 상을 수상한 제품을 바라보고 있는 필룩스의 노시청 회장.(사진 오른쪽).(사진=김중배 大記者)     © 한국건축신문

 

 

사람의 생체리듬에 맞춰 조명의 색온도가 변화하고, 조명을 사람의 감정과 공간에 필요한 분위기에 따라 자유자재로 컨트롤하는 ‘감성조명’을 창안해 한국 조명산업에 한 획을 그은 (주)필룩스의 창업주 노시청 회장이 회사를 떠난다.

노시청 회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었던 필룩스의 지분(주식) 가운데 일부를 정리(매각)하고 회사 경영에는 더 이상 관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1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Light+Building 2016' 전시회 4.2홀에 마련된 필룩스의 전시 부스에서 만난 노시청 회장은 평소 때와 다름없이 이날 ’디자인 플러스‘ 상을 수상하는 신제품인 ’점프라인‘과 여러 종류의 신제품들에 대해 기자에게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러나 기자가 “최근에 노시청 회장 신상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묻자 담담하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 자리에서 노시청 회장이 한 말을 요약하면, “앞으로 나보다 더욱 잘 이끌어 나갈 젊고 참신한 인재들에게 회사의 앞날을 맡겼다”는 것이다.

노시청 회장은 “조명기구를 만들어서 파는 시대는 이제 막을 내렸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부터는 건설, 건축, 인테리어, 문화, 엔터테인먼트 등 조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모든 분야들을 하나로 융합해서 조명의 응용범위를 확장하고, 참신한 아이디어와 문화를 연결하는 조명 비즈니스를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시청 회장은 “이런 일들은 지금의 사회 흐름을 잘 알고, 글로벌한 비즈니스 감각을 지닌 젊은 세대의 경영자가 더욱 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하고, “앞으로 필룩스를 경영해 나갈 인물들은 이런 일들을 나보다 더 잘 할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노시청 사장은 “내가 보유하고 있던 회사의 지분 중 일부를 정리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그렇지만 (일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보유 주식 전량을 정리(매각)한 것은 아니다. 일부 지분은 여전히 갖고 있다.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개인으로서는 최대주주”라고 밝혔다.  

노시청 회장은 “그동안 회사 일에만 전념해 왔다. 하지만 그것이 내가 생각했던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하고, “이제부터는 돈을 쓰는 일, 좀 더 재미있고, 좀 더 보람이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

기자가 “그렇기는 하지만, 그동안 열심히 일을 하던 사람이 일을 아주 놓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묻자 노시청 회장은 “조명을 대중과 더 가깝게 이어주는 사업, 예를 들면 ‘조명 카페’ 같은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대답했다.

노시청 회장은 “대중들이 쾌적하게 공간이 연출된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쉬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조명 제품들도 감상하고, 마음에 드는 제품은 그 자리에서 구입도 할 수 있다면 재미있지 않겠느냐? 그것이 바로 조명문화를 확산시키는 길이기도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방법은 달라도 그동안 자신이 몸소 주창했던 ‘조명의 문화화’만큼은 꾸준하게 추구해 나가겠다”는 뜻이었다.

한편 노시청 회장은 1975년 전자 부품을 연구하고 제조하는 ‘보암전기전자재료 연구소’를 창업했다. ‘보암전기전자재료 연구소’는 1983년 (주)보암산업으로 법인 전환했으며, 2000년에는 상호를 지금의 (주)필룩스로 변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필룩스는 2001년에 증권시장(코스닥)에 상장했으며, 2004년에는 당시 100억원을 투입해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필룩스 본사 내에 우리나라 최초의 ‘조명박물관’을 설립해 주목을 받았다.

노시청 회장은 필룩스를 경영하면서 슬림한 형태의 형광램프 및 형광등기구를 개발한데 이어 태양빛과 같은 조명을 집안에 실현한다는 SIH(Sun In Home) System, 사람의 생체리듬과 감성에 따라 조명을 컨트롤하는 감성조명 등 새로운 조명 컨셉트와 조명기술들을 잇따라 개발하면서 ‘감성조명의 창안자, 감성조명의 전도자, 조명문화의 전파자’로 입지를 굳혔다.

노시청 회장은 ‘Light+Building'과 ’홍콩국제조명전시회‘  등 해외 조명전시회에 참가할 때마다 새로운 컨셉트를 바탕으로 한 조명 기술과 조명 제품들을 꾸준하게 선보인 ’발명가‘이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노시청 회장이 발명한 조명 기술과 조명 제품(특허)은 1000여개에 이른다.

또한 노시청 회장은 미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 해외에 생산 및 연구개발기지를 세우고 ‘조명사업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기도 했다.

그동안 국내 조명업계에 숱한 일화를 남긴 노시청 회장은 (사)한국LED산업전등기구협동조합의 이사장을 2차례 역임했다. 한편 노시청 회장이 창업한 필룩스는 2015년 창립 40주년을 맞이했다.

기자와 대화를 나눈 3월 13일, 노시청 회장은  ‘Light+Building' 전시회를 주최하는 메쎄 프랑크푸르트가 개최한 ’디자인 플러스‘ 공모전에서 다시 한 번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 상은 노시청 회장이 필룩스의 이름으로  받은 ’마지막 상‘으로 기록됐다.
 
이와 관련해서 노시청 회장은 "오늘 받는 이 '디자인 플러스 상'이 말하자면 (조명사업을 하면서 받는)  내가 받는 마지막 상인 동시에, 나의 '졸업장'이 되는 셈이다"라고 상을 받는데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김중배 大記者
 
사진설명 :
‘Light+Building 2016'dp 참가한 필룩스의 전시 부스 전경. (사진=김중배 大記者)

기사입력: 2016/04/20 [10:32]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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