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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 저마다 제 살길 찾는 주택조명기구업체들
조명시장의 상황이 어려워지자 다양한 생존방안을 찾아내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17/03/20 [17:09]

▲ ‘2016 광조우국제조명전시회’에 참가한 중국 조명업체의 부스 내부. (사진=김중배 大記者)     © 한국건축신문

 


지난해 국내 건설업체들은 사상 최대의 사업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공급 확대 쪽에서 가계부채 해소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자 서둘러 분양에 나선 결과이다.


이렇게 지난 1~2년 동안 아파트 분양시장의 호황세에 기대 높은 사업실적을 거둬온 건설업체들은 올해부터는 자금상황도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2년 동안 분양했던 아파트 물량으로부터 현금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시기가 된 까닭이다.


이런 아파트 건설업체들의 호황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신규 아파트에 조명기구를 공급해야 하는 입장인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아파트 건설업체들로부터 조명기구 납품권을 따낸 소위 납품업체들은 물량을 확보했지만 과거에 비해 제품의 가격이 하락하고 마진도 줄어들어 힘겨워하는 업체들이 상당수에 이르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만큼 납품경쟁도 치열해졌고, 건설업체들이 제시하는 조명기구 가격도 갈수록 하락세여서 적정 수준의 마진을 남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조명매장을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 조명기구를 공급하는 소매시장 쪽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의 상황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라고 한다. 그 이유는 첫째, 주택용 조명기구 공급자들이 다변화되면서 판로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경기 침체로 인해 소매 판매가 감소하면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몰아가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주택용 조명기구 공급업체들이 자꾸만 등장하는 것도 기존의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에게는 위험요소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름 모를 업체에서 안전인증도 받지 않은 LED조명기구를 받아다가 아파트단지를 찾아다니면서 직접 판매하고 설치까지 해주고 떠나버리는 소위 ‘게릴라식 조명업자’들까지 부지기수로 등장하는 것도 부담이다. 그만큼 판로가 좁아진다는 뜻인 까닭이다. 


서로 다른 업체들의 생존방식
상황이 이처럼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주택용 조명기구제조업체들도 비상한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A조명은 기업 다운사이징을 택했다. 그동안 고용했던 근로자의 수를 줄이고 사장이 직접 조립을 하면서 경비 지출을 억제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과거 IMF 때도 소규모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이 선택했던 방식이다. 심지어 사원은 모두 내보내고 사장과 가족이 공장을 지키면서 들어오는 주문을 받아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도 부쩍 늘었다고 조명업계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A조명 방식보다는 영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방법을 택한 업체로는 서울시 중구 청계천로 뒤쪽에서 공방 스타일로 조명기구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B조명을 들 수 있다.


B조명은 사장이 혼자서 아르바이트 사원을 데리고 조명기구를 만들어서 조명매장에 공급하는 업체이다. B조명의 C사장은 요즘 시간만 나면 조명매장을 돌면서 매장의 흐름도 파악하고, 매장 관계자들과 대화도 나누면서 동시에 필요한 조명기구는 없는지 묻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생각하지도 않게 주문을 받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 C사장의 얘기다.


인터넷 홈페이지는 알리지 않으면 소득 없어
여기서 한발 더 나간 것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해서 조명기구 판매 기회를 늘리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서울시 종로구 원남동의 D조명에서 활용 중이다.

 

평소 인터넷에 취미가 많았던 D조명의 E사장은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딸의 도움을 받아서 자체적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이 홈페이지에 자기 회사의 제품을 올려놓았는데, 이 홈페이지를 보고 주문을 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의 문제점은 비가 오면 논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천수답 형태라는 것이다. D조명이라는 상호와 홈페이지 주소를 알아야 조명기구 구매자들이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조명기구를 보고 주문을 할 수가 있는 까닭이다.


상호가 덜 알려져 있고, 홈페이지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 채 그저 홈페이지만 덩그러니 만들어 놓은 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홈페이지에 들어오겠지…” 하는 식이어서는 기대한 것보다 실망이 큰 방법이라는 것이 이쪽 시장의 생리를 잘 아는 조명업계 관계자의 얘기다.


하지만 상호나 홈페이지 등을 일반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 많지 않기 때문에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이 만들어 놓은 홈페이지 가운데 상당수는 ‘개점휴업’인 경우라고 한다.


직접 쇼핑몰을 운영하는 업체도 있어
물론 홈페이지에 그치지 않고 자체적인 쇼팡몰을 만들어서 직접 판매에 나서는 업체들도 없지는 않다.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F조명이 그런 식이다.

 

F조명의 G사장은 오랫동안 조명매장을 운영한 업체의 2세 사장이다. 그런 덕분에 일찍 인터넷 쇼핑몰 운영에 눈을 떴다. 지난해 기준으로 F조명에서는 인터넷 쇼핑몰로 1개월에 평균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F조명의 G사장이 직접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올린 성과라고 한다.


하지만 월 1,000만원이라고 하면 총매출이 1년에 1억 2,000만원에 불과하다. 혼자서 하는 1인 사업이라면 모를까, 사업다운 시업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렇게 조명기구 제조와 홈페이지나 자체 쇼핑몰을 통한 직접 판매를 하는 업체는 조명매장들로부터 소위 ‘역풍’을 맞을 수가 있기 때문에 이 방식을 택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일부 조명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아예 조명기구 제조업체에서 쇼핑몰 전문 업체로 변신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시 청계천에 있는 H조명이 그런 케이스이다. H조명의 I사장 역시 조명업체 2대 경영인이다. 아버지와의 차이점은 인터넷 쇼핑몰 운영이 주력사업이라는 것이다.


H조명은 인터넷 쇼핑몰 전문 업체답게 인터넷 포털에도 유료 광고를 하면서 쇼핑몰의 인지도를 높여 왔다. 매달 만만치 않은 돈을 광고료로 나가긴 하지만, 광고료를 상쇄하고도 회사를 운영할 만큼의 매출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광고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업체라면 이 방식을 쉽게 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조명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사업 초기에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가장 적극적인 대안은 ‘시장을 쪼개는 것’이다. J조명이 여기에 해당한다. J조명에서는 기존의 판로인 조명매장을 통한 위탁판매를 유지하면서, 한편으로는 프랜차이즈 음식점 인테리어를 맡고 있는 업체와 좋은 관계를 맺고 새로 생기는 프랜차이즈에 필요한 조명기구들을 공급 중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시판과 프랜차이즈 납품의 비율이 40대 60 정도로 변화했다. J조명의 K사장은 올해는 프랜차이즈 공사업체를 더 많이 확보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특정한 업체와만 거래하는 것도 전략
오히려 거래업체 수를 줄이고 건축전시회에 참가해서 직접 찾아오는 중상층 소비자나 인테리어 시공업체를 발굴하려는 조명업체도 있다. 성동구에 있는 L조명이 그런 식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중산층 소비자나 인테리어 업자에게 회사 주소를 알려주고 전시장을 마련해서 고객이 직접 제품을 선택하게 하는 방식이다.


경기도에 있는 M조명은 소수의 건설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오직 이 건설업체가 필요로 하는 조명기구만 생산, 공급하는 식의 경영을 하고 있다. 조명매장을 상대로 얼마 되지 않는 수량을 판매하는 것보다 한 번에 수백 세트나 1,000세트 이상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M조명의 N사장은 “나에게는 이 방식이 맞다”고 얘기했다.


O조명은 제조와 조명매장 운영을 동시에 하는 업체이다. O조명은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가 본업이었으나 일찍 조명매장 운영에도 뛰어들어 나름대로 자리를 잡았다.

 

O조명의 P사장은 조명전시회에도 부지런히 참가해 건축이나 인테리어 쪽의 업체 관계자를 확보한 뒤, 조명매장으로 찾아오게 해서 필요한 조명기구를 선택, 구매하도록 안내한다.


아예 조명기구 수입업체로 변신을 하는 경우도 있다. 경기도의 R조명이 여기에 해당한다. R조명은 중국이나 베트남에 거래업체를 잡아두고 OEM으로 생산한 조명기구를 수입해 와서 대량으로 유통시키는 방식의 사업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 같이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들이 마련한 불황 극복전략은 다양하다. 또한 같은 방식이라고 해도 업체의 상황과 여건, 경영자의 활동 폭과 영업전략, 광고와 홍보방식 등에 따라 결과는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법이 같다고 해서 결과까지 같지는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衆論)이다.
/김중배 大記者

기사입력: 2017/03/20 [17:09]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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