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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공해’와 ‘글레어’, 무엇이 문제인가?
“빛공해와 글레어가 건강 위협하고 업무능률도 떨어뜨려”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18/03/02 [15:57]

 

▲ ‘2016 프랑크푸르트국제조명전시회’에 참가한 한 한국 조명업체의 부스 내부. 조명기구의 불쾌글레어평가지수를 표시하고 있다. (사진=김중배 大記者)     © 한국건축신문

우리나라 정부가 세계에서 최초로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을 제정한 이후 국민들 사이에 ‘빛공해’에 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특히 최근에 일부 언론매체들을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빛공해’가 가장 심한 국가라는 사실과, ‘빛공해’로 인해 피해를 입었을 때에는 관련 법령에 따라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빛공해’로 인한 기업 및 개인 간의 분쟁이 부쩍 증가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울시의 경우 2016년 한 해 동안 ‘빛공해’로 인한 민원이 2000건을 넘었다. 전국적으로는 민원이 3000건을 상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빛공해 민원’이 법정 소송으로까지 비화한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KIA의 홈구장인 챔피언스필드 부근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 656명은 2015년 야구장의 소음과 빛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대낮에 건물에서 반사되는 강렬한 햇빛으로 인해서 ‘빛공해 분쟁’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의 주상복합단지 아이파크와 인근 주민들은 최고 72층에 이르는 아이파크의 유리에서 반사된 빛 탓에 고통을 겪는다고 주장하면서 2009년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네이버 분당 사옥 인근의 아파트 주민들도 28층 사옥 유리에서 반사되는 빛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2011년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빛공해’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도대체 ‘빛공해’란 무엇일까? 조명에 관한 유엔 산하 기관인 국제조명위원회(CIE)에 따르면, ‘빛공해’란 “원하지 않는 양ㆍ방향ㆍ파장대의 빛이 불쾌함, 불편함, 주의산만, 또는 시각능력 저하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2012년 2월에 제정되고 2013년 2월부터 시행 중인 ‘빛 공해 방지법’에는 ‘빛공해’를 ‘인공조명의 과도한 빛이 건강과 쾌적한 생활을 방해하는 상태’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는 빛 방사 허용 기준이 정해져 있다. 상업구역의 경우 광고조명은 단위면적(㎡)당 1000칸델라, 장식조명은 300칸델라 이하다.
◆‘빛공해’의 종류
사람들이 뭉뜽그려서 ‘빛공해’라고 부리지만 사실 ‘빛공해’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국제암천협회(International Dark-sky Association : IDA)에서는 빛공해를 ▲빛의 침입(Light trespass) ▲눈부심(Glare) ▲빛의 군집(Light clutter) ▲빛에 의한 밤하늘 영향(Urban sky glow) 등 4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이런 ‘빛공해’는 빛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흔히 ‘빛공해’라고 하면 밝기가 센 광고판이나 도로의 조명부터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빛공해’는 빛이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아파트나 사무실도 예외는 아니다. 밤이 아닌 대낮에도 유리로 마감을 한 건물에 햇빛이 비춰지면서 생긴 반사된 빛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빛을 과용, 오용, 남용한 장소라면 어느 곳이나, 시간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것이 ‘빛공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빛공해’ 발생 원인
이런 ‘빛공해’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큰 원인은 ‘과도한 빛’이다. ‘과도한 빛’이란 지나치게 많은 빛을 의미한다.


‘빛’에 관한 문제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빛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빛은 부족해서도 안 되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의 빛이 공급이 되는 것도 좋지 않다. 지나치게 많이 공급되는 빛이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과도한 빛 아래서 장시간 있으면 빛의 자극으로 인해서 몸의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오고 결과적으로 건강까지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그동안 서구의 여러 나라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과도한 빛이 생체리듬과 멜라토닌(Circadian rhythms & Melatonin) 분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과다한 빛이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하고, 생체리듬을 방해해서 불면증, 우울증, 몸의 피로, 스트레스, 불안, 암 등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야간에 과다한 빛에 노출된 지역의 여성들이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유방암 발생비율이 73% 높게 나타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2008년도에 이스라엘에서 147개 커뮤니티의 옥외 조도 레벨과 유방암 발병률을 조사(Itai Kloog, Abraham Haim, Richard G. Stevens 등)한 결과이다.


이 조사는 옥외의 조도 레벨(수준)을 조사한 것이기는 하지만 야간에 사무실에서 근무하거나 거리와 상점의 조명 아래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실내조명의 관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빛공해’의 일종인 ‘글레어현상’
두 번째 ‘빛공해’의 원인으로는 ‘글레어현상’을 꼽을 수가 있다. 글레어(Glare)란 ‘빛공해’의 일종으로 빛에 의해 생기는 눈부심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글레어에는 ▲불능 글레어(Disability Glare) : 자동차의 전조등과 같이 극히 밝은 광원(빛)이 시야에 들어왔을 때 순간적으로 시각의 기능을 상실하게 하거나 시력을 떨어뜨리는 눈부심 ▲불쾌 글레어 (Discomfort Glare) : 대상(물체)을 보는데 큰 장해가 되지는 않지만 시야에 고휘도의 광원(빛)으로 인하여 불쾌함을 느끼거나 작업 능률의 저하, 눈의 피로 등을 일으키는 눈부심 ▲광막반사(Veiling Reflection)와 반사 글레어 : 휘도가 높은 광원이나 창문에서의 빛이 모니터의 표면, 책상면, 광택이 있는 종이 등에 반사돼 시야에 들어와 대상물이 잘 보이지 않게 되는 눈부심 등이 있다.


특히 ‘생활 속의 빛공해’라는 관점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불쾌글레어’이다. ‘불쾌글레어’는 광원(램프나 조명기구 등 빛을 내는 물체)의 휘도, 배경의 휘도, 관찰자의 위치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또한 광원의 휘도가 높을수록 ‘불쾌글레어’를 심하게 느끼게 된다. 배경의 휘도가 낮아서 휘도비가 커질수록 ‘불쾌글레어’는 심하게 느끼게 되며, 적정조도 이상으로 주변이 밝아지면 배경의 휘도도 ‘불쾌글레어’를 발생시킨다. 일반적으로 시야 내에 광원이 존재할 경우 글레어가 발생한다고 보아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불쾌글레어’의 예방법
그러므로 ‘불쾌글레어’ 현상을 막거나 줄이기 위해서는 광원과 배경 간의 휘도비를 적정한 수준으로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미국 조명위원회(IES)가 제시한 바에 의하면 적정한 광원과 배경의 휘도비는 ▲작업면과 주변 사이 = 1 : 1/3 ▲작업면과 조금 떨어진 어두운 면의 사이 = 1 : 1/5 ▲작업면과 조금 떨어진 밝은 면의 사이 = 1 : 5라고 한다.


한편, 불쾌글레어의 정도를 평가하는 방식(UGR)도 고안이 돼 있다. ISO, EN 규격은 CIE에서 제시하고 있는 UGR을 기본값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UGR 공식에 의해 구해지는 값을 글레어지수라고 하고, 불쾌글레어를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글레어지수는 광원의 휘도, 배경휘도, 입체각, 위치지수 등을 계수로 사용해 불쾌글레어감을 평가한다.


불쾌글레어지수를 산출하는 공식은 비교적 복잡하다. 그랗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직접 불쾌글레어지수를 산출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불쾌글레어를 발생하는 조명기구를 무작정 참고 인내하며 지내라는 말은 아니다. 굳이 불쾌글레어지수를 산출하지 않고서도 불쾌글레어로 인한 피해를 피해가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불쾌글레어지수(UGR)을 살펴서 불쾌글레어를 발생시키는 조명기그를 구입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불쾌글레어지수’의 등급
참고로, 국제조명위원회가 정한 바에 따르면, 불쾌글레어지수(UGR)의 등급은 다음과 같다.
▲감지할 수 없는(Imperceptible) : 10
▲감지할 수 있는(Perceptible) : 16
▲받아들일 만한 (Just Acceptable) : 19
▲받아들일 수 없는 (Unacceptable) : 22
▲단지 불편한 (Just Uncomfortable) : 25
▲불편한 (Uncomfortable) : 28
▲참을 수 없는 (Just Intolerable) : 31
일반적으로 글레어평가의 기준이 되는 등급은 ‘받아들일 만한 (Just Acceptable) : 19’이다. 이것을 전문적으로는 'UGR, 19'라고 표시한다.


다행하게도 최근에 일부 조명기구 제조업체에서는 자기 회사 제품의 안전성과 성능, 품질의 우수성을 나타내는 방법으로 불쾌글레어지수 등급을 조명기구에 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렇게 조명기구나 조명기구를 담은 박스에 표시된 불쾌글레어지수를 알면 불쾌글레어가 없거나 적은 조명기구를 구입할 수 있다. 그러므로 조명기구를 구입할 때 불쾌글레어지수가 얼마인가를 살펴본 뒤 'UGR, 19' 표시가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사실 조명은 사람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모든 면에서 사람에게 안전하고, 편리하고, 유익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조명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그로 인한 영향에 관한 학문적인 성과가 부족했기 때문에 ‘빛공해’나 ‘글레어’로 인한 피해에 보다 세심힌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사정은 조명으로 인해 생기는 ‘빛’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조명과학이 발전하면서 ‘빛공해’와 ‘글레어’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좀 더 자세히 알게 됐다. 이제는 이미 알려진 내용을 바탕으로 삼아서 ‘빛공해’나 ‘글레어현상’으로 인한 피해를 스스로 피해가고 극복하고 예방하는데 주력해야 할 차례다.
/김중배 大記者

기사입력: 2018/03/02 [15:57]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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