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상업시설 ‘이온(Aeon)'의 내부. (사진=김중배 大記者) © 한국건축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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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운영하다보면 사원이 고객에게 서비스에 실패해서(서비스를 잘못해서) 곤란한 입장에 처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고객들은 실수를 한 사원에 대해서는 모두 똑같이 대하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대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홍콩의 한 대학원 연구 결과 밝혀졌다. 이런 차이(?)를 만들어내는 요인은 놀랍게도 ‘우연한 공통점’이라는 것도 드러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름, 고향, 개인적 특징과 같은 유사점(공통점)으로 인해 서비스를 잘못한 사원에 대한 고객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다 보면 “이런 우연의 일치가 있다니!” 같은 말을 자주 듣게 된다.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는 다른 사람과 예상치 못했던 ‘연관성’이 드러나면서 신기한 기분(아마도 좋은 기분)이 드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사람은 이런 종류의 놀라운 일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경향이 있다. 인생을 살다가 맞닥뜨리는 ‘비정상적’인 사건을 합리화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홍콩중문대(CUHK) 경영대학원의 최신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은 때때로 이런 당황스러운 연관성에 대해 단순히 의미만 부여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연한 유사점이 서비스 실패에 대한 관찰자의 인과적 귀인 및 반응에 미치는 영향(The Influence of Incidental Similarity on Observers’ Causal Attributions and Reactions to a Service Failure)'이란 제목으로 발표된 이번 연구는 서비스 실패를 관찰한 사람이 어떻게 잘못이나 사건의 책임을 부과하거나 우연의 일치를 인지하는 것과 연관시켜 조사했다.
이 연구는 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 호텔관광경영학과 조교수이자 Centre for Hospitality and Real Estate Research 소장인 리사 완(Lisa Wan) 교수와 신시내티대 린드너 경영대학 방문 교수인 로버트 S. 와이어 주니어(Robert S. Wyer Jr) 교수의 협력 하에 이루어졌다.
완 교수는 “서비스 실패에 개인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관찰자가 서비스 공급자나 고객에게 잘못의 책임을 부과할 경우, 실패한 서비스와 관련된 무언가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어떤 유사점’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연한 유사점’의 영향력
과거의 연구에서는 “고객이 판매원과 성(姓)이나 생일, 고향 같은 어떤 유사점을 파악했을 때 개인적 연관성을 발견한 결과로 해당 판매원과 서비스 혹은 제품에 호의를 느끼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밝혀졌다.
하지만 우연한 유사점이 판매나 서비스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타인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이 설명하기 힘든 현상을 해석하기 위해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다양한 서비스 실패 시나리오에 배치하고 몇 가지 실험을 실시했다.
한 실험에서는 참가자가 서로 다른 시간대에 음식점에 초대되고 다른 고객이 웨이트리스에게 음식에 대해 불평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했다. 참가자들은 웨이트리스와 성이 같거나 불평하는 고객과 성이 같은 경우 두 가지로 나뉘었다.
연구 결과 고객과 성이 같은 참가자들은 서비스 실패의 책임을 웨이트리스에게 돌린 반면 웨이트리스와 성이 같은 참가자들은 고객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했다.
완 교수는 “이것은 ‘우연한 유사점이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서비스 실패에 직접 관련이 없고 관찰만 하는 사람들에게도 그 영향력이 유효하다’는 점을 입증한다”고 분석했다.
다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트립어드바이저 웹사이트에 접속해 호텔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부정적인 평가를 읽게 했다. 그리고 이 평가에 대해 의견을 밝히기 전에 두 자리 수 숫자나 열 자리 수 숫자를 암기하는 인지 과제가 주어졌다. 결과는 다양했다.
완 교수는 “두 자리 수 숫자를 외우게 한 참가자들에게서도 같은 효과를 관찰할 수 있었다. 즉 고객과 성이 같은 참가자들은 서비스 실패의 잘못이 호텔 매니저에게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열(10)자리 수 숫자를 외우게 한 참가자들의 결과는 동일하지 않았다. “이것은 높은 인지 부하를 부과해 참가자의 주의를 돌렸을 때는 유사점의 효과가 유효하지 않음(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뜻이다.
서비스 공급자에게서 부정적이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자질(예 : 무례함 혹은 비만)이 눈에 띌 경우의 실험 또한 실시됐다. 이와 같은 시나리오에서는 서비스 공급자와 우연한 유사점을 공유하는 참가자들이 서비스 실패의 책임을 고객이 아니라 서비스 공급자에게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완 교수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싫어하는 사람을 탓할 가능성이 높다. 해당 실험 같은 경우 우연한 유사점을 공유하기 때문에 관찰자가 공급자의 부정적이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특징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되고 그 결과 공급자의 잘못을 더 많이 탓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의 의미는?
이번 연구는 서비스와 직접적 관련이 전혀 없는 관찰자를 포함시키며 과거의 연구를 확장했다. 연구 결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관찰자가 잘못을 부과하는 인과 귀인(因果 歸因)에 우연한 유사점의 영향력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온라인 ‘리뷰’에 대한 고객 반응을 고려했을 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온라인 ‘리뷰’를 읽고 소비자들이 어떤 상품이나 상점에 대해 구매 결정을 내리게 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리뷰’는 오늘날 쇼핑 경험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완 교수는 “이번 연구에 의하면 온라인 ‘리뷰’를 읽을 때 우리의 반응은 ‘리뷰’작성자의 성과 같은 사소하고 우연한 요소에 의해 조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가 아시아 사회의 독특한 특징을 반영한다”며 "연구 참가자는 모두 아시아인이었는데, 아시아인은 자신과 타인 사이의 유사점에 특히 민감하고 사회적 유대감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우연한 유사점의 영향력이 서양 문화 표본 연구에서도 밝혀지기는 했지만 이번 연구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을 평가할 때는 이와 같은 차이점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63년 설립된 홍콩중문대 경영대학원은 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경영학 학사(BBA) 학위와 MBA, EMBA 과정을 모두 제공하는 기관이다. 본교는 현재 43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홍콩 내에서 가장 많은 경영대학원 졸업생(3만4000명 이상)을 배출했다.
◆참고자료
Lisa C Wan, Robert S Wyer, Jr (2018), “The Influence of Incidental Similarity on Observers’ Causal Attributions and Reactions to a Service Failure,”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이 보도자료는 CUHK 웹사이트인 China Business Knowledge(CBK)(https://bit.ly/2y630Td)에 먼저 게재됐다.
/김중배 大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