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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는 국내 조명산업의 ‘잃어버린 10년’”
2010년대에 들어서는 LED조명을 중심으로 시장 규모가 급팽창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19/12/12 [15:32]
▲ 사진은 2019 광저우국제조명전시회에 참가한 한국 조명업체들의 부스 모습.(사진=김중배 大記者)     © 한국건축신문

한국의 조명산업은 일제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난 1945년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성장해 왔다. 특히 2010년대에 들어서는 LED조명을 중심으로 시장 규모가 급팽창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계청이 운영하는 ‘국가통계포털’에 올라와 있는 LED조명 시장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LED조명 시장 규모는 ▲2012년 : 5706억원 ▲2013년 : 8016억원 ▲2014년 : 1조 567억원 ▲2015년 : 9494억원 ▲2016년 : 1조 226억원 ▲2017년 : 1조 1514억원 ▲2018년 : 1조 2910억원으로 확대돼 왔다.


◆2010년대에 한국 조명시장은 2배 이상 성장
이런 통계자료는 한국의 LED조명 시장 규모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금액으로는 7204억원, 비율로는 6년 동안 226%가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이 기간 동안의 연평균성장률은 37.6%에 이른다. 2017년에서 2018년에 이르는 1년 동안 늘어난 시장 규모도 금액으로 1396억원, 1년 성장률로는 12.1%였다.


특히 올해 한국의 LED 조명시장의 규모는 1조 4409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얘기다.이처럼 2010년부터 2019년에 이르는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조명산업은 양적(量的)인 면에서 착실하게 성장했다.


그렇지만 이런 양(量)이나 규모의 확대만 보고 “한국의 조명산업이 2010년대에 착실하게 발전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양적인 성장의 뒤에 숨어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지난 10년 동안 크게 개선이 되지 않은 상황인 까닭이다.


예를 들어서 한국의 조명산업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이슈 중 하나인 ‘불법제품’이나 ‘불량제품’ 문제만 해도 그렇다. 최근 기자가 만난 조명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지난 10년 동안 이 문제가 더 심각해졌으면 심각해졌지 조금이라도 나아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쪽이었다.


이에 대해 조명업계 관계자들은 “2009년 4월 이후 불어 닥친 LED조명 붐(Boom) 때 LED조명 업체들이 급증하면서 ‘불법제품’과 ‘불량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이 대폭 늘어나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한국 조명업계의 고민거리인 ‘중국산 조명 제품의 범람’ 문제도 상황은 대동소이하다. 1980년대 말에 대만산 조명 제품의 대거 유입으로 시작된 ‘수입 바람’이 199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중국산 제품 수입 바람’으로 바뀌고,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수입품목이 LED 조명 제품으로 교체됐을 뿐, ‘외국산 조명 제품’의 수입이 ‘한국산 조명 제품의 수출’을 넘어서는 ‘수입 초과현상’은 갈수록 심화되는 중이라고 한다. 다만 그 비중이 과거 60~70% 수준에서 90% 이상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 달라진 점이라고 한다.


LED 조명을 주력으로 삼는 조명시장 규모가 10년 동안 꾸준하게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조명기구를 비롯한 조명 제품의 가격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도 지난 10년 동안 나타난 ‘한국 조명산업의 새로운 현상’이다.


한국 조명시장에서 제품의 가격이 얼마나 많이, 또한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2000년대부터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아파트 건설회사에 주택용 조명기구를 납품하면서 착실하게 성장해 온 A조명의 B 사장의 말에 따르면 2000년대만 해도 33평형 아파트 1가구에 납품되는 조명기구의 가격은 120~150만원 선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 이 가격은 1가구 당 40~50만원 선으로 하락했다는 것이 B사장의 지적이다.


서울시 중구 청계천 조명상가에서 주택용 조명기구 도매사업을 하고 있는 C조명의 D사장 역시 “1주에 5톤 트럭으로 3대 분량의 LED 조명기구를 시장에 공급할 정도로 판매 물량은 늘어났지만 조명기구의 가격은 오히려 2~3년 사이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조명기구를 많이 판매해도 정작 남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D사장은 말했다.

 

◆한국 조명산업의 문제점은 10년 전과 대동소이해
최근 반도체산업과 관련해서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소재, 부품, 장비 같은 기초산업의 기반이 빈약하다는 것, 국내와 해외시장에서 시장을 선도할 기술과 제품이 거의 없다는 것, 조명기구의 디자인 수준이 이탈리아와 같은 선진국 조명업체 제품을 카피(무단복제) 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 각종 인증의 중복 규제가 여전하다는 것,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도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실정이라고 한다.


오히려 최근 몇 년 동안 국가 경제가 침체하고, 2017년 이후 최저임금의 급속한 인상과 각종 세금 및 부대비용의 빠른 증가로 인해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하락하는 바람에 조명업체들의 사업여건은 10년 전이나 20년 전보다 더 나빠졌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2017년 이전에는 흑자를 내던 조명업체들도 최근 2년 동안에는 연속해서 적자를 낼 만큼 상황이 나빠졌다는 업체들이 많았다.


이런 점들을 종합하면, 2010년부터 2019년에 이르는 10년 동안 한국의 조명산업은 시장 규모의 확대를 제외한 거의 모든 면에서 답보 내지 퇴보를 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 조명산업에서 2010년대 10년은 잃어버린 10년이나 다름이 없다”는 말이다.


물론 그런 가운데서도 일부 조명업체들이 100% 자체기술을 개발해 시장의 선도업체로 등장한 점이나, 조명사업을 시작한 기간이 2년에 불과한 지방의 조명업체가 100% 특허 취득 전략을 내세워 공공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과 같은 점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만 이런 업체들이 2200개가 넘는 조명사업 영위 업체 중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라고 하겠다.


이와 관련해서 상당수 조명업계 관계자들은 “내수시장의 규모에 비해서 너무 많은 업체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한국 조명산업과 조명시장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갖춘 ‘우량업체’들은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가능성이 있는 업체들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 ‘우량업체’ 대열에 진입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반면에 ▲시장경쟁에서 밀린 업체에게는  ‘퇴로’를 마련해주고 다른 사업으로 전업을 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야 내우외환에 직면한 한국의 조명산업과 조명업계를 ‘우량업체’ 중심으로 다시 편성해서 성장과 발전을 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이제 한 달 후면 2019년과 함께 ‘2010년대’라는 한 시기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런 시기에 지난 10년을 돌아보면서 다가오는 ‘2020년대’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김중배 大記者 

기사입력: 2019/12/12 [15:32]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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