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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2010년대 … 한국 조명산업의 지난 10년을 결산한다
“시장 규모는 2배 이상 커져 … ‘조명업계의 문제’는 거의 해결 못해”
한국건축신문 기사입력  2019/12/17 [09:06]
▲ 10년 동안 한국 조명산업은 2배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그 성장의 과실을 맛본 것은 중국의 조명업체들이다. 사진은 ‘2018 프랑크푸르트국제조명전시회’에 마련된 한국관의 모습이다.(사진=김중배 大記者)     © 한국건축신문

조명산업 규모, 2배 넘게 커졌지만 시장엔 중국산 제품이 90% 이상
불법제품이 판치고 중복 인증 문제 같은 ‘현안’도 10년 전 그대로
조명사업해서 중국 업체만 돈 벌게 하고 경쟁력도 회복하지 못한 셈

 

2000년 1월 1일 0시에 시작된 2010년대는 2019년 12월 31일 끝이 난다. 그 10년 동안 세상은 많이도 바뀌었다.


스마트폰 사용이 본격화하면서 정보통신의 주역은 개인용 컴퓨터(PC)의 인터넷에서 스마트폰의 SNS와 유튜브로 완전히 교체됐다. 제조업체들이 이끌던 산업계의 지형도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선도하는 유통업체에게로 넘어갔다. 지금은 그 유통업계의 주도권도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손에서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개설된 쇼핑몰로 완전히 뒤바뀐 상태다. 이처럼 지난 10년 동안 세상은 눈이 핑핑 돌 정도로 ‘천지개벽’을 했다.


물론 그동안 한국의 조명산업과 조명시장, 조명문화에도 변화가 있었다. 그렇다면 그 변화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을까? 그리고 그 변화의 결과는 한국의 조명산업과 조명시장, 조명문화에는 또 어떤 영향을 마쳤을까? 그 결과들이 미친 영향은 긍정적이었을까? 아니면 부정적이었을까?


2010년대를 보내면서 이런 점들을 한번쯤 뒤돌아보는 것은 결코 무의미한 일이 아닐 것이다. 적어도 바둑을 한 판 둔 뒤에도 꼭 ‘복기(復棋)’를 하면서 잘 한 것과 잘 못 한 것을 짚어보는 것이 요즘 세상살이의 기본처럼 돼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지난 10년 동안 잘 했던 것은 앞으로도 더 잘해 나가고, 잘 못한 것이나 아예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2020년대에라도 고치고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2010년대에 대한 결산은 필요하다.


◆지난 10년 동안 거둔 긍정적인 성과는?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조명산업과 조명시장, 조명문화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면서 가장 먼저 할 일은 “그래도 긍정적인 성과가 무엇이었을까?”를 정리해 보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것이 지난 10년 동안 한국 조명산업이 거둔 ‘좋은 성과’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한국 조명산업과 조명시장의 양적(量的)인 팽창’이다. 이미 1면의 첫 번째 기사에서 지적했듯이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조명산업과 조명시장은 2배 이상 커졌다.


예를 들어서, 2010년대 한국 조명산업의 주력인 LED조명 시장 규모는 2012년 5706억원에서 2018년 1조 2910억원, 2019년 1조 4409억원(추정)으로 확대돼 왔다. 2012년부터 2019년 7년 사이에만 금액 면에서 8703억원이 증가했다.


비율로는 2012년 대비 252% 이상 늘었다. 이것을 단순하게 7년으로 나눠보더라도 연평균 36%씩 성장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대에 불과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인 것이 된다. 이런 양적(量的)인 성장세를 보면 지난 10년은 한국 조명산업으로서는 ‘황금기’였다고 말을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LED조명을 확산시키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점도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조명산업이 거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2009년 4월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LED TV를 출시하고, 그 여세를 몰아 LED 사업을 전담하는 사업체인 삼성LED를 설립했다.


이것을 계기로 한국의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LED사업에 뛰어들면서 한국에는 LED사업이 활성화됐다. 그 중심을 이룬 것은 LED TV와 LED조명이었다. 이런 흐름 속에 LED조명 사업에 뛰어드는 신생업체들도 급증했다. 한국에 2000개가 넘는 거대한 조명업체 그룹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이런 한국의 LED조명 붐은 대만과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권 국가들로 번져나갔다. 그리고 중국이 세계의 LED조명 대국(大國)으로 급부상하는 계기가 됐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지난 10년 동안 한국은 세계의 조명산업에 좋든 싫든, 또는 긍정적이든 아니면 부정적이든,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한편, 한국에서는 2018년 9월 21일부터 ‘광융합기술 개발 및 기반조성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광융합기술 지원법)’이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갔다. 이 법은 2016년 11월 법률안이 발의되고 2018년 2월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것으로 ▲국가차원 광융합산업 육성계획 수립 ▲전문인력 양성 ▲기술개발 ▲표준화 ▲국제협력 ▲전담기관지정 ▲광융합기술자문기구연구소 지정 ▲비영리법인 육성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130년이 넘는 한국의 조명 역사상 처음으로 2014년에 ‘대한민국 조명의 날’과 ‘대한민국 조명대상(照明大賞)’을 제정한 것도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조명의 날’과 ‘대한민국 조명대상’은 2014년 초에 ‘한국조명신문’을 발행하는 ‘조인미디어그룹’이 제정했다.


‘대한민국 조명대상’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회에 걸쳐 시행됐으며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어려워진 한국의 조명업계와 조명업체들의 여건을 감안해 행사를 개최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일부 조명업체들 사이에서  ‘대한민국 조명대상’이 개최되지 않음을 아쉬워하는 흐름이 형성됨에 따라 ‘조인미디어그룹’에서는 2020년 ‘제4회 대한민국 조명대상’부터 다시 매년 행사를 열기로 했다.


◆지난 10년 동안 있었던 부정적인 내용은?
하지만 2010년대 10년 동안 한국의 조명산업에 이렇게 긍정적인 모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안타깝고 실망스러운 일들도 있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사건은 2009년을 전후로 큰 기대를 모으면서 LED조명 사업에 진출했던 대기업 계열의 LED조명 업체들이 201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부터 줄줄이 LED조명 사업에서 손을 떼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로는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가장 큰 요인은 2011년 11월에 LED조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된 것이라고 하겠다. 이때부터 3년 동안 대기업 계열 LED조명 업체들은 공공 부문 시장에 참가할 수가 없었다.


당시 한국의 LED조명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시장이 바로 공공 부문의 조달시장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LED조명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은 대기업 계열 LED조명 업체들에게는 “사실상 사업을 그만 두라”는 말이나 다름이 없었다.


물론 ‘중소기업적합업종’에 지정됐다고 해도 대기업 계열사들도 민간 시장이나 수출 시장에 참여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이미 중국산 제품에 의해 크게 잠식당한 민간시장에서 대기업 계열 LED조명 업체들이 경쟁력을 발휘하는 일은 만만하지가 않았다. 우선 가격부터 밀렸다. 그렇다고 중국산 제품보다 기술이나 성능, 품질에서 크게 차별화된 것도 아니었다. 대기업 계열 LED조명 업체들이 내수시장보다는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는 것도 아니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기업 계열 LED조명 업체들이 내놓는 LED조명 제품은 내수시장과 해외시장 어느 쪽에서도 자리를 잡을 수가 없었다. 그 결과 대기업 계열 LED조명 업체들은 차례차례 시장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5년에는 한국에 LED조명 붐을 불러 일으켰던 삼성전자가 해외시장에서 철수한다는 발표를 했다. 그리고 1년 뒤 삼성전자는 중국 텐진 공장의 LED조명 시설을 매각하고 LED조명에서 손을 떼었다.


비록 식물생장용과 같이 특수한 분야에서 LED칩과 모듈의 생산을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 삼성전자가 LED조명의 메이저 기업으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조명업계 관계자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삼성전자가 QLED에 집중하는 사이에 OLED를 주력으로 내세웠던 LG전자는 OLED조명을 선도할 업체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LG전자는 2019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올해 12월까지만 OLED조명 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조명업계 관계자들은 “LG전자의 OLED조명 사업이 기대했던 것보다 확산속도도 더디고, 매출도 미미했던 것이 이유였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한동안 한국의 LED조명과 OLED조명을 선도할 쌍두마차로 꼽혔던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조명 사업에서 철수하는 결과가 나왔다. 만일 두 회사가 LED조명이나 OLED조명 사업에서 성공했더라면 한국의 조명산업의 지형도도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경우, LED조명은 사실 정부 주도로 성장해 왔다고 해서 지나친 말이 아니다. 2008년 8월에 노무현 정권이 ‘LED조명 육성계획’을 내놓으면서 LED조명이 국가적인 관심사로 떠올랐고, 이후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도 ‘LED조명 보급사업’이 계속되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정부 주도의 공공 부문 LED조명 보급사업인 2030계획도 일단 2020년인 내년에 완료될 예정이다.


이 사업에 그동안 투입된 국가 예산도 엄청나다. 최근 몇 년 동안 해마다 3000~4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만 보아도 한국의 LED조명이 정부의 정책과 재정 투입을 바탕으로 성장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LED조명 육성 계획이 과연 LED조명을 사업이 아니라 산업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얼마나 성공적으로 기여했는가 하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요즘 국내 조명시장에 나와 있 LED 조명기구의 90% 이상이 사실은 중국산일 것”이라는 조명업계 관계자들의 말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쉽게 말해서 “LED조명을 보급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성공했을지 몰라도 한국의 LED조명 산업을 제대로 육성하는 데는 실패한 것이 아니냐?”라는 말이다.


이것은 LED조명이라면 한국산인지 중국산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입하는 식의 ‘정교하거나 치밀하지 못한 정부의 LED조명 보급정책’과 ‘중국산 LED조명기구를 몇 개의 모듈로 나눠서 부품으로 수입한 뒤 “드라이버질 몇 번으로 조립해서 ‘한국산 LED조명기구’로 둔갑시켜 민간시장과 납품시장, 관납시장에 공급한 ‘일부 조명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만들어진 결과라고 해서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 결과 “한국 정부가 추진한 LED조명 보급정책의 최대 수혜자는 다름 아닌 중국 조명업체들”이라는 말까지 나오게 됐다. 이 대목은 지난 10년 동안 한국 조명업계에서 벌어진 가장 뼈아픈 일이 아닐 수가 없다.


◆‘해결되지 못한 숙제’들
2010년대 10년에 걸쳐서 한국 조명산업의 문제점 또는 과제로 손꼽혀 온 이슈들도 적지 않다.
그 대표적인 이슈 중 하나가 ‘불법제품’과 ‘불량제품’ 문제이다. 지난 10년 동안 LED조명으로 대표되는 국내 조명기구들은 국가기술표준원이 매년 ‘불법제품’과 ‘불량제품’ 단속 건수가 가장 많은 업종이나 제품을 선정해 지정하는 ‘중점관리대상품목’의 ‘단골손님’이었다. 그러다보니 “시중에 유통되는 LED조명기구는 대부분이 불법제품”이라는 말이 소비자들 나돌기도 했다.


정부가 매년 이런 ‘불법제품’을 적극적으로 단속하겠다고 했지만 상황은 그다지 나아진 것 같지 않다는 게 조명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심지어 “안전인증을 받았다는 조명기구 중에도 ‘가짜’가 있다”라는 말이 다름 아닌 한국의 조명기구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 조명업게의 문제를 얘기할 때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중복 인증’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중복 인증’의 폐해가 극심하다는 문제제기가 계속되자 기술표준원과 한국표준협회, 한국고효율협회 등 조명 관련 인증기관들이 수 차레에 걸쳐 개선책을 내놓기는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인증을 하나로 통합’하거나 ‘인증의 숫자를 줄이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단지 인증시험 과정에서 중복되는 시험항목의 시험성적을 상호 인정하는 식으로 시험비용을 소폭 줄여주는 선에 머무르고 말았다.


중국산 조명 제품의 수입을 줄인다거나, 소재·부품·장비 등 조명산업의 기초를 이루는 분야를 체계적으로 육성한다거나, 조명업체들의 경쟁력은 근본적으로 향상시킨다거나, 한국 조명산업의 발전을 위해 ‘조명산업 육성에 관한 기본법’ 또는 ‘조명산업진흥을 위한 법률’을 제정한다거나 하는 일은 거의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었다고 할 정도다.

 

또한 한국 조명의 미래를 이끌어 갈 고급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제도와 전문가 양성제도의 정립, 조명 전문가 자격제도, 조명기술의 개발을 담당할 전문 연구기관 운영 문제 같은 사안들에 관해서도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이런 점들을 정리하면,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조명산업은 정부의 LED조명 보급계획에 의존해서 산업과 시장의 규모를 키우기는 했지만, 조명산업의 미래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거나, 선진화를 위한 제도적 토대를 마련하거나, 한국 조명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 꼭 필요한 조명업체들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일에는 소홀했거나 실패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기 때문에 2010년대 10년 동안 한국 조명산업계와 조명업체들이 이룬 성과는 아무리 높게 평가해도 절반의 성공인 50점보다는 대폭 낮아질 수밖에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아마도 그 성적 수준은 절반의 절반, 그러니까 25점 정도에 해당하지 않을까?

 

대한민국의 2010년대의 결산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박(薄)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10년 동안 LED조명을 보급한다고 중국산 제품을 들여와서 국가 예산을 투입해 전국 공공기관에 설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까운 국민들의 피와 땀이 밴 세금으로 중국 조명업체들의 매출을 올려주는 결과가 됐다. 한국의 국가적인 LED조명 보급사업이 한국의 조명산업 기반을 망가뜨린 반면에 중국 조명업체들의 매출을 늘려주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야 말로 한국 정부의 조명정책을 ‘실수’ 또는 ‘실패’로 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할 것이다.
/김중배 大記者  

기사입력: 2019/12/17 [09:06]  최종편집: ⓒ architectur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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