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의 OLED시장이 최근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LG전자가 공급 중인 OLED TV.(사진제공=LG전자) © 한국건축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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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8년 1월 26일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회사인 한성전기회사가 설립됐다. 한성전기회사는 대한제국이 산업 진흥을 위해 만든 회사로 자본과 기술은 미국의 지원을 받았다.
한성전기회사의 사업내용은 당시 우리나라의 수도인 한성의 전차와 전등 사업을 맡아서 운영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한성전기회사는 1898년에는 동대문발전소를 세우고 한성에 전등 380여 개를 설치했다.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조명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기가 됐다. 한성전기회사는 지금 국내 최대의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의 기원이기도 하다.
올해는 한성전기회사가 설립된 지 123년이 되는 해이다. 현재 국내 조명 및 광응용산업은 백열전구→형광램프→삼파장램프→LED를 거쳐 OLED에 이르렀다.
조명 분야에서는 아직도 백색 LED가 대세이지만 디스플레이와 TV분야에서는 중국이 세계시장을 장악한 LED 기반의 LCD와 한국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미는 OLED가 시장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는 중국보다 먼저 OLED에 투자를 한 삼성전자나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중국의 여러 업체들이 OLED 공장을 계속 건설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OLED 업체들이 안심을 할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중국 업체들이 공장 건설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들어가는 2~3년 뒤에는 가격을 앞세운 중국 OLED 업체들의 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이 시기가 되면 중국이 가격경쟁력으로 한국 업체들을 밀어내기 시작할 것이고, 머지않아 중국 업체들이 한국 업체들로부터 LCD 사업의 주도권을 빼앗아갔던 ‘LCD 비극’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베트남 하이퐁에 있는 OLED공장에 7억5000만 달러(약 84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는 한편 직원 5000명을 현지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서 LG디스플레이는 3월 8일 “하이퐁시 인민위원회와 현지 공장에 7억5000만 달러를 투자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지난 3월 7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대(對) 베트남 투자 규모는 32억5000만 달러(약 3조 6400억원)로 증가했다.
이날 LG디스플레이가 밝힌 바에 따르면, 투자금의 대부분은 하이퐁 공장의 설비를 확장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또 LG디스플레이는 4월부터 OLED 패널 생산라인의 증설에 들어가고, 5월부터는 신규 라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것이라고 한다. 아울러 베트남 현지에서 5000명 규모의 신규 직원 채용에도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의 하이퐁 공장에서는 경기도 파주와 경북 구미, 중국 광저우 등에 있는 OLED 패널 생산 공장에서 만든 제품에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반도체인 DDI를 비롯한 부품들을 결합시켜서 TV나 스마트폰에 바로 장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조립한다. 이 공장은 2017년 4분기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부터 추진해 온 폴란드 생산법인의 매각 작업을 2020년에 이미 마무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LG디스플레이가 주로 액정표시장치(LCD) 모듈 등을 생산해 온 폴란드 생산법인을 매각한 것은 회사의 사업 중심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보인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OLED 생산 거점을 아시아지역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OLED TV 신제품을 내놓으려는 제조사들의 대부분이 아시아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2013년 세계에서 유일하게 LG전자만 만들었던 OLED TV 제조업체는 올해 20곳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OLED TV를 만드는 업체는 중국의 스카이워스·콩카·창홍, 일본의 파나소닉·소니·도시바, 유럽의 필립스·그룬딕·뢰베, 미국의 비지오 등이다.
이렇게 OLED TV 제조업체가 증가하는 것은 OLED 시장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에게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OLED TV 출하량이 늘어날수록 OLED 패널의 공급량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김중배 大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