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12월 10일 경제안보 핵심품목 100여개를 1차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서 이억원 제1차관은 “국내경제 영향, 대외의존도, 단기적 시급성, 국내 생산·수입대체 가능성 등에 대한 종합적 검토를 거쳐 부처별 경제안보 핵심품목 후보군을 발굴해, 100여개의 1차 선정(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경제안보 핵심품목 TF(태스크포스) 회의’를 개최하고, 이런 안건을 논의했다. 이 날의 TF 회의에는 과기정통부, 외교부, 문체부, 농식품부, 산업부, 복지부, 환경부, 국토부, 해수부, 식약처,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산림청 등이 참석했다.
이 차관은 “100여개 품목은 수급 차질 시 산업 밸류체인에 부정적 영향이 있거나 국민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며, 대부분 특정국가에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국제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금일 논의사항 등 추가적 협의를 거쳐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 계기에 경제안보 핵심품목 1차 지정을 확정하는 한편, 금일부터 대상업종·범위 등을 보다 확대하여 2차 선정 작업에 즉시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체 EWS 대상 품목에 4단계로 구성된 EWS 등급 부여
또 정부는 대외의존도가 높고 일정이상의 금액기준을 충족하는 4000여개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EWS) 품목 외에, 각 부처 별로 EWS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품목을 50여개를 추가로 선정했다.
특히 전체 EWS 대상 품목에 대해 모니터링의 시급성·중요성을 감안해 ‘A-B-C-D’의 4단계로 구성된 EWS 등급을 부여하기로 했다.
중요하고 시급한 품목에 모니터링 역량을 집중하면서도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등급별로 점검 주기 및 점검 방식 등을 차별화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A등급은 매주 점검을 하고, B등급은 격주, C등급 매월, D등급 분기 등으로 구분하는 식이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에 대한 면밀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
이날 회의에서는 EWS가 본격 가동됨에 따라 그동안 관계부처별 모니터링 실적 및 소관품목별 수급상황을 점검했다.
우선 제조업·주력산업 분야는 재외공관·코트라 무역관 중심 해외진출 공급망 협의회를 통한 점검체계를 구축했다. 20대 우선관리품목의 가격·수급·현지업계 동향 등 ‘핵심품목 관리카드’ 작성하기로 했다.
점검결과, 20대 우선관리품목 등 상당수 품목이 환경규제, 전력난에 따른 수출국 감산 등으로 가격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이 중 특정국 수입의존도가 높고 대체가 어려운 품목 중심으로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점검·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는 코로나 일상 회복, 디지털전환 가속화 등에 따라 네트워크·이동통신 부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수입통계 분석에 따르면, 상당수 품목이 지난 2년 간 특정국 수입의존도가 증가하거나 높은 수준(80% 이상)을 유지하는 등 잠재적 공급망 리스크가 존재하나 대체로 수급차질 등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관측됐다.
농식품은 EWS 가동 이후, 총괄, 기타품목반, 곡물반, 비료반 등 4개 작업반 중심 3차례의 점검을 실시했다.
주요 곡물·사료·식품 원료는, 기존 재고 및 기 확보한 계약물량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수급 우려는 크지 않았으나 일부 품목에서는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일부 비료 원료의 경우 수출국 수출검사 조치 등으로 인해 수급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수입처 다변화, 원료 공동구매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에 수산물과 의약품은 수급과 관련해서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관측됐다.
해외동향은 의존도가 높은 품목 및 주요 광물·자원이 풍부한 국가에 있는 재외공관에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관별 경제안보 담당관 지정 및 핵심품목 점검 정례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했다.
특히 20대 우선관리품목 중 일부 품목의 경우, 최근 수출국 국내여건 변화에 따른 생산량 감소 및 가격상승 움직임도 관측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20대 품목 및 요소(수) 수급안정화 방안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폐자원 재처리·재활용과 함께 생산설비 구축 등 국내 생산을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정부·민간·공동비축 등 전략적 비축 확대, 동남아·중남미·호주 등으로의 수입선 다변화, 대체기술 개발 등 수요관리를 함께 해나가기로 했다.
이 차관은 “이른 시일 내에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 등을 통해 100여개 경제안보핵심품목 1차 선정 및 20대 품목 수급 안정화 방안을 조속히 확정하겠다”거 말하고, “향후 글로벌 공급망 여건에 대한 면밀한 점검을 토대로 여타 80여개 품목의 안정화방안도 조속히 마련하고 핵심품목 지정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