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국내 조명업계는 상반기에 발생한 코로나19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2019 광저우국제조명전시회’의 현장 모습.(사진=김중배 大記者) © 한국건축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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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명산업과 조명업계, 조명업체들에게 올해 상반기는 악몽과도 같은 시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중국 광동성 우한에서 2019년 12월에 첫 번째 환자가 발견된 신종 우한 바이러스 전염병(코로나19)가 국내로 전파된 올해 1월 21일 이후 들어와 6월말까지 계속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상반기에 국내 조명업계가 입은 피해는 1997년에 발생했던 외환위기나 2007년 발생했던 미국 금융위기 때보다 훨씬 직접적이고 더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그렇다면 지난 7월 1일을 기해 시작된 하반기의 국내 조명산업 및 조명업계의 상황은 어떻게 달라질까? 올해 상반기의 부진한 사업 실적을 하반기에 만회해야 하는 국내 조명업체들을 위해 하반기 전망과 그 대처방법을 함께 생각해 보자.
상반기엔 ‘코로나19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정부 지원금이 풍부하게 공급돼
하반기에는 정부의 예산 규모 감소해 정부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려울 상황
한계 조명기업 속출 예상 … 신제품 출시·판로 확대 등 대응방법 마련해야
올해 상반기 전 세계 국가들의 경제 상황을 가장 잘 나타낸 단어를 고른다면 아마도 ‘셧다운(Shutdown)’이 아닐까 생각된다. ‘셧다운’이란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일시에 정지된 상태”로 ‘경제 봉쇄’를 의미한다.
실제로 코로나19라는 직격탄을 맞은 세계 각국은 공항을 폐쇄하고, 국민들의 집밖 외출을 금지하는 초강수를 써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고 했다.
이와 같은 ‘셧다운’은 국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소매업과 유통업, 서비스업에 속한 업체들이 매출 제로(Zero) 상태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러자 도시의 상점과 식당, 여행사, 항공사 같은 업체들은 직원들을 임시로 휴직시키거나 아예 해고하는 방식으로 대처했다. 그 결과 ‘실업자’가 급증하고 경제는 더욱 어려워졌다.
◆올해 상반기 국내 경제 상황
이런 상황은 중국 다음으로 가장 먼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정부가 2월부터 어려움에 빠진 기업들의 폐업과 도산을 막기 위해서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마련해 코로나19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시중에 푼 것이었다. 국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은 이 코로나19 긴급경영안정자금을 대출받아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도 상반기에 문을 닫지 않고 버틸 수가 있었다.
여기에 정부가 2차 추경을 마련해 전 국민에게 공급한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이 추가로 투입돼 5월 중순부터는 식당 등 일부 외식업체와 소매업체의 매출이 반짝 증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가 전 국민 2,171만 가구를 대상으로 국비 12조 2000억원과 지방비 2조 1000억원을 포함해 총 14조 3000억원을 투입한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을 푼 효과는 기대했던 것보다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6월 10일부터 19일까지 912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조사 대상 중소기업 중 87.7%는 “긴급재난지원금 자금이 매출에 도움이 안 됐다”고 응답했다.
도소매 및 서비스 업종의 경우 숙박 및 음식점업은 62.2%, 교육서비스업은 91.1%가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 효과가 없었다”고 대답했다. 제조업체는 91.3%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한편, ‘긴급재난지원금’ 공급으로 인해 최대의 수혜를 봤을 것으로 예상됐던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은 5월까지도 1월 대비 마이너스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집행한 5월에도 -2.8%에 그쳤다.
이것은 2월의 -7.1%, 3월의 -25.9%, 4월의 -13.4%보다는 높지만 1월의 1.0%에는 못 미치는 것이다.
눈을 제조업 쪽으로 돌려보면 상황의 심각성은 더욱 커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내 제조업체들의 고용동향이다. 고용동향은 국내 제조업체들의 사업 상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인 까닭이다. 일반적으로 제조업체들이 호황을 누릴 때는 고용하는 직원들의 수가 증가한다. 반대로 고용하는 직원의 수가 감소한다면 제조업체들이 침체 또는 불황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 6월 3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5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 5월 31일을 기준으로 국내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수가 1830만 9000명으로 2019년 5월보다 31만 1000명(1.7%) 감소했다고 한다.
특히 제조업 종사자 수는 지난해 5월보다 6만 9000명(1.8%) 줄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한 제조업 종사자 수는 3월 1만 1000명, 4월 5만 6000명, 5월 6만 9000명으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국내 제조업 경기도 최악으로 치닫는 중이다. 올해 지난달 대비 국내 제조업 생산은 ▲1월 : -1.8% ▲2월 : -4.0% ▲3월 : 5.2% ▲4월 : -7.0% ▲5월 : -6.9%였다.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이 시중에 공급되기 시작한 5월에 제조업 생산량이 지난달 대비 5.2% 증가한 것을 빼고는 1월부터 5월까지 계속 감소한 것이다.
제조업 부문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좋지 않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기업 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를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100이 기준이다. 기업경기실사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기업경기가 좋은 것이고, 100보다 낮으면 기업경기가 나쁘다는 것이다.
그런데 6월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전 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는 56에 불과했다. 참고로 올해 ‘1월 전 산업 기업경기실사지수’는 75였다. 한편 제조업의 기업경기실사지수는 5월보다 2포인트 오른 51로 집계됐다.
이런 데이터들은 국내 도소매 및 서비스 부문과 제조업 부문을 가릴 것 없이 올해 상반기의 상황이 상당히 어렵고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수출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수출실적은 2421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10.7% 감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것은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셧다운’ 상태였음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했다고 할 수 있는 수치이기는 하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수출 실적이 10% 이상 줄었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부분이 아닐 수가 없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보면, 올해 국내 경제는 제조, 도소매, 유통, 수출 등 모든 부문에서 매우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지난 7월 1일부터 시작된 올해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국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코로나19가 계속 확산되고, 하반기에 집행할 정부 예산도 줄어들 것인 까닭이다. 여기에 상반기에는 코로나19에 덮여 드러나 보이지 않았던 국내 경제의 취약점도 하반기에는 다시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조명산업이나 조명업계 내부로 눈을 돌려보더라도 상반기의 매출 감소와 사업이익 감소로 체력이 극도로 약해진 조명업체들 사이에서 한계기업으로 내몰린 업체들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대두되고 있다.
코로나19 - 국내 경제 - 세계 경제 - 조명업계 내부를 모두 둘러보아도 어디 한 군데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만드는 부분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높아지는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
올해 2월경 코로나19가 전 세계에서 창궐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세계 각국의 정부들은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틀림없다.
왜냐 하면 최근에 세계 곳곳에서 발생했던 사스나 메르스 같은 전염병들이 일부 국가에서 제한적으로 유행했고(사스, 메르스), 그마저도 2~3개월 정도 계속되다가 가라앉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니 공항을 폐쇄하고 2~3달만 버티면 코로나19가 가라앉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현재 코로나19는 전 세계에서 계속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를 만들어내면서 확산되는 중이다.
코로나19가 예상외로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방역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최근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세계보건기구(WHO)관계자도 최근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현재로서는 예방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장기화된다는 것은 세계 각국이 ‘셧다운(정지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임을 의미한다. ‘셧다운’이 장기화될수록 세계 각국의 경제가 더욱 침체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코로나19 예방 백신과 치료제가 과연 언제쯤 개발되겠느냐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외의 전문가들이 내놓은 기간은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까지 다양하다. 이것은 코로나19 예방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대해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말이나 다름이 없다. 결국 “코로나19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이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대폭 감소할 정부 예산과 기업 지원금 규모
코로나19가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제 아래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다름 아닌 국내 경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단기적 전망인 올해의 경제 성장 전망과 중장기적 전망인 2021년 이후의 경제 상황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7월 1일부터 시작된 올해 하반기의 경제 전망은 앞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상당히 어둡다. 그 이유는 올해 하반기에 풀릴 정부 예산과 코로나19 때문에 위기에 빠진 기업과 실업자, 그리고 국내 산업의 ‘연명’을 위해 투입할 수 있는 재정이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나라의 정부 예산은 정부안 513조 5000억원 대비 1조 2000억원이 축소된 512조 3000억원과 1차 추경예산 9조 9000억원(긴급경영안정자금), 2차 추경예산 14조 3000억원(긴급재난지원금), 3차 추경예산 35조 1000억원을 포함해 571조 6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원(原)예산 중 70%와 1차 및 2차 추경예산 역시 상반기에 거의 다 집행됐다.
하반기에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은 원예산 중 30%인 153조 6900억원과 3차 추경예산 35조 1000억원 등 188조 7900억원이다.
이것은 원예산과 1차 및 2차 추경예산을 합해서 모두 382조 8100억원을 집행한 상반기 대비 49.3%에 불과하다. 하반기에 정부가 집행 가능한 예산 총액이 상반기에 비해 절반도 안 된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하반기에 기업들을 위해 지원할 수 있는 긴급경영안정자금도 상반기에 비해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한 공공 예산이 투입되는 정부 조달시장의 발주물량 역시 그만큼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런 점들은 모두 하반기에도 매출 감소, 영업이익 감소,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을 국내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들에게는 악재(惡材)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국내 조명업체들도 포함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시장 및 경제 상황도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
그렇다고 해서 국내 시장의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경기가 침체 일변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여러 산업에 걸쳐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최근 정부가 내놓은 초강력 추가 규제 예고에 따라 7월의 주택사업 경기 전망(전국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 전망치) 역시 68.7로 기준값인 100에 훨씬 못 미친다.
이것은 주택사업이 국내 민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주택사업(주택건설)과 연결이 돼 있는 산업은 이사업, 인테리어업을 비롯해서 약 50개 정도에 이른다. 따라서 주택사업이 침체하면 이들 50개 연관산업이 동시에 침체기를 맞게 될 수 있다.
여기에 각 산업 부문의 시장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는 모습이다. 예를 들어 올해 3~4월까지만 해도 ‘호황’이라고 했던 수출용 국산 코로나 진단키트의 경우 생산, 수출업체가 105개에 이르면서 심지어 수출 가격이 원가 수준으로까지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명업체들 역시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돼 온 제품 가격 인하 추세로 인해서 대량 납품이 가능한 17~20개 업체 정도가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코로나19로 관련 업계가 어려움에 빠진 반면에 일부 업체가 코로나19 국산 진단키트 수출로 호황을 누리는 것을 본 국내 업체들이 경쟁하듯이 제품 개발과 수출시장 진출에 나선 결과이다.
이런 점은 국내 조명업계도 마찬가지인 상태이다. 국내 조명업계에서는 최근 2~3년 사이에 LED 평판 조명기구가 아파트 건설업체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LED 평판 조명기구가 조명기구 가운데 비교적 표준화와 대량생산이 가능한 품목이라는 것과 연관이 깊다.
아파트 건설업체에 LED 평판 조명기구가 공급되면서 수요가 늘었고, 대량생산을 통해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게 되자 시장이 대량공급 능력과 자금력을 가진 일부 조명업체들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LED 평판 조명기구의 가격은 빠른 속도로 하락하게 됐다.
그 결과 17~20개 정도의 대형 업체를 제외한 대다수의 중소 규모 조명업체들은 가격경쟁에서 밀려 아파트 건설업체에 LED 평판 조명기구를 공급할 통로가 막혀버리고 말았다. 그 여파로 중소 규모의 주택용 조명기구 제조업체 간의 시장경쟁은 더욱 심해지고, 제품 가격의 하락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조명업체뿐만 아니라 경제 및 산업계에 속한 기업 중 대부분이 올해 하반기부터 정부의 코로나19 긴급경영안정자금의 지원 규모가 감소하고, 정부가 각종 사업에 투입할 예산은 시간이 갈수록 바닥을 드러내는 상황을 맞아서 한계기업이 늘어나는 등 심각한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런 예상을 뒷받침이라도 하는 것처럼 한국은행은 지난 6월 24일 “코로나19가 연말까지 계속되면 국내 기업의 절반이 이자도 못 갚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자도 못 갚는 기업’이란 영업이익으로 은행에서 받은 대출금의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한국은행은 “연말까지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기업들의 유동성(자금)이 54조원 부족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상의는 6월 28일 전국의 24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기존의 최저치인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1분기) 때와 같은 5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경기전망지수의 기준이 100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의 제조업체 경기가 기준치의 절반을 조금 넘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국내 조명업체들은 4개 그룹이로 분화 중
이런 가운데 국내 조명업계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비록 국내 경제 상황처럼 대중들의 눈에는 크게 들어나지 않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촉발된 국내 조명업계의 변화는 향후 국내 조명업계의 판도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관점에서 충분히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여러 갈래로 나누어 진행 중인 국내 조명업계의 변화 중 가장 중요한 변화는 조명업체들이 4개의 큰 그룹으로 나누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본지가 지난 6월 중 업체 방문과 전화 등을 통해 살펴본 바에 따르면 현재 국내 조명업계는 매출 실적과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4개 그룹’이 형성되고 있다.
첫 번째 그룹은 매출이 증가하고 영영이익도 증가한 그룹이다. 두 번째 그룹은 매출은 늘거나 현상 유지인 상태이지만 영엽이익은 감소한 그룹이다. 셋째 그룹은 매출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증가한 그룹이다. 마지막 넷째 그룹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한 그룹이다.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19로 많은 국내 기업들이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국내 조명업체 중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증가한 업체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시대와 시장,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을 때맞춰 내놓는 업체와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제품을 내놓는 업체는 있기 마련이다. 이런 업체들이 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증가한 제1그룹이다.
예를 들어서 코로나19로 집안에 가ㅈ혀 지내야 하는 국민들은 해외여행을 못 사는 대신 국내여행을 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기를 얻는 것이 야외캠핑이다. 1960년대와 70년대에 국내에 등산과 캠핑이 붐을 이뤘던 것처럼 텐트와 차량을 이용해서 사람이 적은 곳에서 캠핑을 하는 유행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갑자기 증가한 것이 캠핑용 LED랜턴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LED랜턴을 공급하는 업체는 많은 편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LED랜턴을 제조하거나 수입해서 시중에 공급하는 업체들이 그 혜택을 집중적으로 누리고 있다고 한다.
한편, 코로나19는 기업들 사이에 재택근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 바람에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온라인 학습에 필요한 LED 조명기구(LED스탠드, LED조명 트라이포드, 유튜브용 LED조명 등)들의 수요가 대폭 증가했다. 이런 업체들 역시 제1그룹에 속해 있다.
제2그룹의 대표주자는 새로 건설되는 아파트에 LED 평판 조명기구를 납품하는 조명업체들이다. LED 평판 조명기구는 최근 2~3년 사이에 아파트 건설업체들의 수요가 증가한 아이템이다.
이렇게 LED 평판 조명기구의 수요가 증가하게 된 이유는 LED조명기구를 아파트에 설치하려는 아파트 건설업체들의 수요와 생산의 표준화를 통한 대량생산과 대량생산을 통한 제품 가격의 인하가 가능한 품목이 바로 LED 평판 조명기구라는 2가지 요인이 서로 결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LED 평판 조명기구의 보급 증가는 필연적으로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능력과 대량생산에 필요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는 조명업체들의 등장, 그리고 보급량 증가에 따른 제품 가격의 인하,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춘 대형 OEM 생산업체의 부상(浮上)이라는 시장구조의 재편을 불러왔다.
그 결과 이런 시스템에 대응하지 못하는 조명업체들은 관련 시장에서 제외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제2그룹에 참가하고 있는 업체들은 17~20개 정도의 아파트 조명기구 납품업체로 한정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2그룹에는 음식점 프랜차이즈와 같이 조명기구의 수요가 많은 기업을 상대로 사업을 하는 조명업체들도 푸함된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사업을 하는 조명업체는 아직 많지 않은 실정이다.
제3그룹은 감소하는 매출을 조명기구의 차별화와 고급화를 통해 극복한 조명업체들이 속해 있다. 이 업체들은 과거에도 다른 업체에 비해 조명기구의 디자인이나 품질이 차별화 돼 있다는 평판을 얻어온 업체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가 2014년에 이케아가 광명점을 시작으로 국내에 진출하면서 불기 시작한 인테리어 붐에 힘입어 일반 대중들이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때 인테리어 붐에 참여한 일반 대중의 대표적인 사례는 2030세대(밀레니얼 세대)이다.
이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의 취향과 개성, 차별화 된 모습을 선호하는 세대이다. 따라서 주택의 인테리어에도 자기의 취향을 반영한 조명기구를 설치하려는 욕구가 강한 편이다. 이런 흐름을 타고 디자인 면에서 차별성을 보이는 조명기구들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이런 흐름이 보편화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매출은 적은 편이다. 다만 조명기구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일반 대중은 자기 취향에 맞는다면 가격에 대해서는 크게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조명업체의 입장에서는 조명기구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게 매길 수가 있다. 그래서 매출은 감소해도 영업이익은 증가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제4그룹은 매출도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줄어서 어려움을 겪는 대부분의 조명업체들이 속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제4그룹의 업체들은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코로나19로 야기된 시대 상황의 변화, 시장의 변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 등에 잘 대응하지 못한 업체, 또는 이런 변화에 잘 대응하기는 했지만 ▲업체의 지명도 ▲브랜드 파워 ▲광고, 홍보, 마케팅 역량의 부족 등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붙잡는데는 실패한 경우라고 하겠다.
이런 업체들은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노출되는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또한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노출이 된다고 하더라도 브랜드 파워가 약하거나,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근본적으로 낮아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재고(在庫)고 남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해당 조명업체는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감소라는 2가지 고통을 겪게 된다. 그리고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영업이익으로 은행의 대출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소위 ‘한계기업’으로 내몰리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다.
이런 제4그룹에 속하는 조명업체가 가장 많은 것이 현재 국내 조명업계가 안고 있는 고민거리다. 이것은 동시에 국내 조명업체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하지만 앞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이런 상황에서 위기에 빠진 조명업체들을 구하려는 정부의 지원은 갈수록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초기인데다가 ‘4·15 총선’이라는 큰 정치적 이벤트를 앞둔 상황이어서 정부로서도 업체들의 위기를 못 본체 하고 지나치기는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기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긴급경영안정자금(1차 추경)과 전국 가구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공급이라는 여러 가지 지원책을 서둘러 마련했다고 해석된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에는 정부가 쓸 수 있는 정부 예산도 올해 예산 전체의 30%에 불과하고, 3차 추경예산 역시 35조원이라고는 하지만 그마저도 충분하다고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정부의 재정은 갈수록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보면 하반기부터 국내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이 줄어든 상태에서 오로지 자기 자신의 능력과 지혜만으로 ‘각자도생(各自圖生)’과 ‘자력갱생(自力更生)’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특히 앞으로 국내 산업계에서는 상반기에 코로나19로 감춰졌던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주당 52시간 근로제, 각종 세금의 인상, 최저임금 인상, 주택 및 건설경기의 침체, 코로나19의 장기화 등 각종 악재(惡材)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올 것이 분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때에 생존과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들에게 중요한 것은 “각자도생과 자력갱생의 방법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데 있다. 다음호에서는 그 방법을 사례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김중배 大記者